지원회화 - 오즈인×매튜


C

오즈인 : 매튜.
혹시 헥토르님을
보지 못했나?

매튜 : 못 봤는데요.

오즈인 : 하여튼, 잠깐 눈만 돌리면
어딘가로 사라지시는군.
중기사는 가만히 있어야 된다고
몇 번을 말씀드려야...

매튜 : 하핫, 그건 무리예요.
도련님은 가만히 있을 수 있는
성격이 아닌걸요.
오즈인님도
잘 알고 계시잖아요?

오즈인 : 뭐든지 자기 혼자서
해결해 버리려 하시고...
슬슬 자신의 위치를
깨달아 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지.

매튜 : 뭐, 저는 그러는 쪽이
마음에 듭니다.
그분과 있으면 지루하지 않아서.

오즈인 : 지금 마음에 들고
안 들고를
따지고 있는 게
아니잖나.

오즈인 : 애초에, 네가 그런 식으로
헥토르님을 다 받아주니까...


오즈인 : 매튜!?
거기 서!
아직 얘기 안 끝났다!!


B

매튜 : 근데, 오즈인씨.
이래도 괜찮은 걸까요?
우리, 계속
여기 엉겨붙어 있어도 돼요?

오즈인 : 무슨 의미지, 매튜?

매튜 : 우리는
오스티아를 섬기는 몸이잖아요?
도련님은 친구를 위해
대가 없이 목숨을 바치고 있는데,
오스티아의 국익을
생각하면...

오즈인 : ...확실히,
그 말대로다.
하지만 헥토르님은 일단 뜻을 두면
결코 굽히지 않으시는 분,
그리고 그분을 지키는 것이
나의 역할이니까 말이지.
우제르님의 명을 받은 이상,
그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.
정말, 곤란하기 짝이 없어.

매튜 : 헤에...

오즈인 : 할 말 있나,
매튜?

매튜 : 아뇨 아뇨, 아무것도 없어요.

오즈인 : 너야말로 어째서 이 여행에
참가하고 있는 거지?
저번에 밀정은 거친 일에 적합하지 않다고
투정 부리지 않았나.

매튜 : 확실히 그렇긴 한데요.
도련님은 방치해 두면
온갖 무리를 다 하시고...
좋게 말하면 솔직하고 대담하긴 한데,
나쁘게 말하면 단순하고 어설퍼서
왠지 눈을 뗄 수가 없어요.
가만히 놔둘 수 없다면, 차라리
함께 다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네요.

오즈인 : 기뻐 보이는구나, 매튜.

매튜 : 뭐어, 저는
원래부터 헥토르님 편이니까요.
그보다, 오즈인님이야말로...
도련님에 대한 평가가
최근 상당히 유해졌네요?

오즈인 : 그렇지... 않다.
단언컨대 아니야.


A

매튜 : 결국, 도련님은
끝까지
엘리우드님과 함께할
생각이신 것 같네요.

오즈인 : ...우리는 잠자코
따라갈 수밖에 없겠지.
무슨 일이 일어나도
지켜드려야만 하니까.

매튜 : 그래서, 어떻게 생각하세요?
저 두 분.

오즈인 : 어떻게 생각하냐니,
무슨 의미지?

매튜 : 페레 후작 공자 엘리우드님.
오스티아 후제 헥토르님.
둘 다 언젠가
한 나라를 이끄셔야 할 몸이죠.
두 분께서 어떻게
리키아를 다스리실지...
제법 흥미가 돋지 않나요?

오즈인 : 으음...
엘리우드님께선
이상적인 군주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지.
다소 무르신 면은 있다만, 백성들의
마음은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이다.

매튜 : 그럼, 우리
헥토르님은요?

오즈인 : 으음... 상당히 어렵군.
일단, 군주로서
전대미문의 인물이 될 것은 확실하지.
나 참, 내가 평소에 그렇게나
지적을 드리고 있는데도...

매튜 : 도련님은 평소 언행이
언행이니까요.
게다가 우제르님과 달리
앞뒤 재는 것도 잘 못하시고.
뭐, 여러모로
고생길이 훤하네요.

오즈인 : 하지만...
그거면 충분할지도 모르지.

매튜 : ?

오즈인 : 헥토르님께선
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분이시다.
엘리우드님께서
걷는 길이 잘 다져진 길이라면
헥토르님의 길은
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미지의 땅.
그 땅을 밟고 나아가,
새로운 길을 개척하실지도 모르지...
그 정도의 그릇을 갖추신 분이니까.

매튜 : 호오, 꽤 좋게 말씀하시네요?
어디 아프세요, 오즈인님?

오즈인 : ...덮어놓고 칭찬만
하려는 건 아니다.
다만 그분이 좋은 면을
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.

매튜 : 흐응, 그러시구나...

오즈인 : 다만, 방금 내가 한 말은...
헥토르님껜 절대 전하지 마라.
내 역할은
잔소리를 하는 거니까.

매튜 : 네네, 알겠습니다요.